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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LIFE/인물

20세기 대표적인 사진작가 - 윌리엄 클라인(William Klein)

by off_fic 2021. 1. 1.

윌리엄 클라인

작가에 대해서

"윌리엄 클라인" (1928 ~ )

 

윌리엄 클라인은 로버트 프랭크와 더불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영상 사진의 길을 처음으로 개척한 현대사진의 선구자이다. 특히 그는 전통적인 사진 형식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대담하게 반사진적인 시도를 감행함으로써 사진의 시각적 전달 기능을 크게 확장시켰으며, 사진적 표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내었다. 그는 로버트 프랭크가 자신의 내면적인 자의식을 냉철하게 표현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기의 감정을 거침없이 터뜨리는 동시에 대상을 향해 저돌적으로 부딪쳐 나감으로써 발산되는 강렬한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그리하여 사진의 역사를 통해서 한 갈래의 독특하고도 이례적인 사진의 전통을 새롭게 수립하게 되었다.

윌리엄 클라인은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는 뉴욕 시티 칼리지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중 군인으로 파병되었던 프랑스 파리에 눌러앉아 그림 공부를 하였다. 이때 클라인은 페르낭 레제의 밑에서 사사한 다음, 브뤼셀, 밀라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1953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벽화 제작을 부탁받아 실험적으로 사진적인 방법을 응용한 것이 계기가 되어 사진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데, 초기의 사진 경향은 주로 추상적인 조형의 추구였다. 우연한 기회에 그의 사진을 본 [보그]지의 아트 디렉터인 알렉산더 리비먼의 권유로 파리에서 뉴욕으로 돌아와 사진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로서 후에는 사진가로서 [보그]지의 일을 맡아서 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에 파병되었다가, 55년 8년 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그는 까르띠에-브레송에게서 물려받은 라이카 카메라로 여섯 달 동안 자신이 어려서부터 자라 온 뉴욕을 찍었다. 이듬해 이것을 [뉴욕]이라는 이름으로 파리에서 출판함으로써 하루아침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는 전해에 출판된 사진집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진집으로 추천되어, 프랑스에서 사진가에 주는 상으로서는 가장 권위가 있는 '나다르상'을 받았다. 이 사진집은 처음 출판되었을 때 상반된 반응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제까지 기본적으로 존중되어 왔던 사진 기술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고 반사진적인 방법을 씀으로써 사진의 기틀을 뿌리서부터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사진은 초점이 어긋나고 흔들려 있으며, 극단적인 명암의 차이와 거친 입자, 그리고 원근법적인 구도를 깨뜨림으로써 지금까지의 사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소중하게 지켜온 것들을 뒤엎어 버린 것이다. 남달리 짧은 기간 동안에 사진계에 발판을 굳힌 그는, 57년부터는 [보그]지의 프랑스판과 미국판에 실릴 패션 사진을 찍었으며, 59년에는 두 번째 사진집 [로마]를 출판했고, 64년에는 [모스크바]와 [도쿄]를 사진집으로 간행하였다. 65년 윌리엄 클라인은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어 사진에서 아주 손을 떼고 영화의 길로 들어서 버렸다. 그리하여 <지하철의 아이>를 비롯한 여러 영화를 감독했으며, [미스터 프리덤]을 비롯한 몇 편의 시나리오도 썼다. 1978년 그러니까 18년 만에 다시 사진으로 돌아온 그는 런던과 암스테르담 등지에서 사진전을 열었으며, 79년에는 프랑스의 리용에 있는 국립사진연구소와 스위스의 제네바에 있는 캐논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80년에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의 이제까지의 사진 작업을 통틀어서 마무리하는 회고전을 열어 그의 사진적인 업적을 되새기게 했다.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클라인은 화가, 디자이너, 사진가, 영화감독 등 여러 분야를 거치는 동안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과감하게 꾀하면서 각각 그 매체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통해서 새롭게 자기표현을 시도하였다.

뒤에 사진으로 되돌아온 그가 65년 갑작스럽게 사진을 버리고 영화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당시의 사진계나 사회에서 마치 독일의 히틀러 정권이 유태인을 다룬 것과 같은 취급을 당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그 당시 그의 사진이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현실적으로 수입과 직결되는 일거리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었으며, 사람들도 그의 사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쪽이 절대다수였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보다 역사를 한걸음 앞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으레 당하는 수난인 것이다.

윌리엄 클라인의 사진세계는 네 권의 사진집 가운데 처음 펴낸 [뉴욕]에 그 성격이 가장 뚜렷하게 집약되어 있다고 하겠다. [뉴욕] 이후에 간행한 [로마]와 [도쿄]는 [뉴욕]과 같은 수법을 써서 충격적인 영상으로 복잡한 세계적인 과밀 도시의 여러 가지 현상을 다루었는데, 내용과 사진 형식의 일치라는 점에서 문명 비평의 통렬한 효과가 앞의 것에 못 미친다. 그리고 60년대에 엮어낸 [모스크바]는 [로마]와 [도쿄]에 비해 영상적인 강렬한 이미지가 한층 더 처져 있다. 이런 점에서 [뉴욕]을 그의 대표적인 사진집으로 꼽을 수 있으며, 그의 사진 세계가 핵심적으로 집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윌리엄 클라인의 사진이 현대적인 리얼리즘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리얼리즘이 그 발생에 있어서 전근대적 예술행위가 일삼던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설교를 지양하고 현실적인 참다운 리얼리티를 규명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과 마찬가지로, 그도 현대사회에 대해 이와 일맥상통하는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리얼리즘은 전근대적인 예술이 설득과 훈계를 꾀한 것과는 달리, 선이든 악이든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밝히며 진실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윌리엄 클라인 또한 냉혹하고 비정한 눈으로 그가 태어나서 자라난 고향의 뉴욕을 파헤쳐서 현대인이 처해 있는 현대적 삶의 실상을 전면으로 끌어낸다. 결국 윌리엄 클라인에 있어서 사진의 기계적 기록성을 이루는 전통적인 수법들의 거부는 초기의 리얼리즘이 표방한 단순한 사실성의 부정이며, 금기적이고 반사진적인 사진의 수단을 대담하게 도입한 것은, 결과적으로 무슨 방법이든 진실성의 발견만이 참다운 리얼리즘의 반영이라는 새로운 본보기를 이룩한 것이다. 그리하여 다큐멘터리 사진에 있어서 단순한 사실성의 추구와 현대적인 진실성의 추구 중 과연 어느 쪽이 보다 더 생생한 객관성을 전달하고 있는가 하는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윌리엄 클라인의 사진 컬렉션

(출처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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