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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LIFE/인물

20세기 대표적인 사진 작가 - 리차드 아베든(Richard Avedon)

by off_fic 2021. 1. 1.

리차드 아베든

작가에 대해서

"리차드 아베든" (1923 ~ 2004)

 

리차드 아베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광고 사진계를 주름잡아 온 패션 사진의 제1인자이다. 또한 순수한 예술적인 자기 작업을 추구하여 이 분야에서도 세계를 대표하는 사진가로서 명성이 높다. 그의 개인작업은 주로 인물사진인데, 강렬하고도 독특한 개성으로 말미암아 그의 작품은 여느 사진가들의 인물사진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그는 전통적인 인물사진의 유형을 깨고 새로운 길을 열어 현대사진에 이바지한 바가 자못 크다.

아베든은 192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37년 제6퍼블릭 학교(우리나라 학제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41년에는 도윗 크린튼 고등학교를 나왔다. 타고난 시인 기질과 민감한 감수성 때문에 규칙적인 학교생활이 성미에 맞지 않았지만, 부모들의 성화로 중고등학교 과정의 학업을 가까스로 마쳤다. 그 후 42년부터 2년 동안 미국 중앙행정부서인 재무부 사진실에서 근무하였으며, 44년부터 50년까지는 디자인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인 사진 수업을 하였다. 이 학교에서 그는 그의 스승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와 만나게 되는데, 이 만남은 방황과 좌절에서 벗어나 사진가로의 방향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브로도비치는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는데 천재적인 선생이었다. 그를 만난 아베든은 모든 속박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자기의 의식이 일반 사람들과 같지 않다고 해서 억누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저하게 자신에게 정직하라고 가르치는 선생의 말에 이제까지 얽히고 꼬이기만 하면 실마리가 풀리는 체험을 하였다. 브로도비치의 주선으로 패션 사진계로 들어서 1945년부터 [주니어 바자]지의 전속 사진가로 출발하는 한편, 45년부터 65년까지는 [하퍼스 바자]지의 사진가로도 활약하였다. 66년부터 75년까지는 [보그]지의 전속 사진가로 일했다. 그리하여 45년부터 75년까지 줄곧 30년 동안, 패션계의 대표적인 두 잡지를 주름잡아 패션 사진의 리차드 아베든 시대를 이룩한 것이다. 

패션 사진가로서의 직업적인 사진활동과 함께 개인전이나 단체전, 또는 사진집 등을 발행하여 그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길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5회가 넘는 개인전과 20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이 밖에 여러 군의 사진집을 출판하였다. 사진활동을 하나로 집약한 것이 사진집인들인데, 이 가운데서 대표적인 것은 59년 [관찰], 64년 [낫싱 퍼스널], 

76년 [인물사진] 등이다. 59년에 펴낸 첫 번째 사진집은 그때까지의 자기 작업을 한데 묶은 것으로, 내용은 다양하나 인간을 주제로 한 인물사진이 중심을 이루는 것이었다. 이 사진집에서 보여준 인물사진들은, 일찍이 세계 최초의 초상 사진가로 정평이 나 있었던 유서프 카쉬를 능가하는 걸작들로 창의력과 강렬한 개성이 넘치고 있다. [낫싱 퍼스널]은 패션 사진가보다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후세의 사진사에 끼치는 공헌도가 높을 것이라는 주위의 권고를 들을 만큼 전혀 다른 일면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 사진집은 뉴욕시청 결혼등기소의 스케치에서 시작해서 여러 가지 일상생활의 정경으로 끝나는 미국 사회의 시대적 단면도였다. 이 사진집은 첫 번째 사진집과 그 성격이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76년의 [인물사진]은 앞서 펴낸 사진집 유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성질의 것이었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적 풍경의 스케치를 떨어버리고 순수하게 인물사진만으로 내용적인 체제를 통일시켰다. 사진집의 이름마저도 간단하게 [인물사진]이라 붙인 것이다. 그 자신이 이 사진집을 출판하고 말하기를, "앞서 낸 작품집들은 그냥 그런 책이고 이것이 사진가로서의 최초의 사진집"이라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아 그가 이 사진집의 출판을 계기로 자신의 작가적인 변신을 얼마나 꾀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 점에서 리차드 아베든의 사진 세계는 사진집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베든은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나 인간을 투시하는 관점이 특이하고 개성적인 만큼 표현수법도 독특하고 강렬하다. 그의 사진적 표현 수법은 매우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객관적 표현을 섬뜩할 정도로 철저하게 추구해 나가면서도 단순하고 간결하다. 사진의 주제는 대부분이 격정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그는 감정에 도취해서 대상에 전혀 동조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지키면서 이지적으로 처리한다. 그의 사진적 표현은 단적으로 말해서 대상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외과의사의 수술하는 칼과 같이 가차 없이 파헤치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이마에 패인 주름살부터 희어지는 한 올의 새치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감춰지지 않고 낱낱이 드러내기 위하여 주로 소형보다 중형이나 대형 카메라를 사용한다. 또한 그의 사진은 대상의 핵심적인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부분적인 요소들을 간결하게 처리한다. 우선적으로 주인공이 처해 있는 일체의 현실적 상황 묘사를 생략해 버리며, 인물 처리도 단순히 카메라 앞에 세우고 렌즈를 바라보게 하고 셔터를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밖에서보다 그의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된다. 그의 사진은 얼핏 보면 하나같이 판박이 사진처럼 보인다. 이것은 동일한 상황의 설정 속에 사진의 모든 주인공들을 몰아넣고 동일한 패턴 속에서 추출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적인 포석인데, 분명한 해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간단명료한 촬영 공식에 적용시켜서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제거한다. 사진집 [인물사진]에 이르러 아베든이 도달한 표현기법의 새로운 경지를 이전 작품집들과 비교해 보면, 형식은 단순화된 반면에 내용은 한층 심오해졌음을 알 수 있다. 원래 그는 능숙한 표현 기술로 다양한 기법을 폭넓게 구사하는 실험적인 사진가였다. 그는 인간의 내면세계와 일치하는 사진적인 표현의 가능성과 사진의 잠재적인 능력을 일찍부터 끊임없이 실현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첫 번째 사진집 [관찰]에 잘 드러나 있다. 여기에는 사진의 기본적인 기록성이 고도의 숙련된 솜씨로 깊이 있게 표현되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밖에 사진 기술의 실패 과정에서 드러난 사진적 표현의 부산물들 즉 흔들림, 거친 입자 등을 가능한 한도에서 다양하게 동원하였다. 그러나 [낫싱 퍼스널]에서는 이러한 표현의 다양성이 약간은 가신 반면, 주제에 심각하고 어두운 그늘이 끼어들기 시작하였다.

[인물사진]으로 넘어와서는 지금까지의 다양한 사진 표현기법들을 떨어버리고 단순한 기본적인 기법으로 심각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리차드 아베든의 사진 컬렉션

(출처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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