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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FILM PICTURES/35mm Film

수동 필름 카메라로 찍은 "코닥 400 TX"의 사진 색감

by off_fic 2020. 11. 23.

사용한 카메라와 필름

펜탁스 MX + 코닥 400TX 입니다.

 

카메라와 필름은 "펜탁스 MX와 코닥 흑백 필름"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감도는 400이고, 조리개는 8 ~ 22이고, 셔터스피드는 60 ~ 125까지 입니다.

출장 다니면서 현장이나, 운전하다가 잠시 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도 찍은 필름입니다.

 

기다림의 끝

토요일의 오전과 점심을 모두 잠으로 때우고

너무 심심한 나머지, 백화점 눈호강이나 할까 싶어서

주섬주섬 챙겨서 집을 나섰다.

모두 각자의 주말은 어떻게 보낼까?

특히 친구도 애인도 없는 사람들은... 문득 궁금해졌다.

취미생활이나 하겠지?

난 친구랑 지인이 없는 건 아니다.

다들 바쁘고, 난 안 바쁜 거뿐

할 게 없다, 심심하다 얘기하면

호강에 겨웠다거나

자기 대신 일하러 오라고 한다 ㅋㅋㅋ

 

"기다림의 끝"

요즘은 어렵다, 안 좋다 하면서도 놀건 다 놀더라

살 거 다사고, 먹을 거 다 먹고 다 하더라

백화점 가는 데도 길이 어찌나 막히던지

뭐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다들 할 거 다 하네~

하필이면 차가 멈춘 자리가 건너편에서 올라오는 차들이 보이는 곳이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차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동시에 내 앞의 신호를 주시했다.

운전경력이 좀 되면 둘 다 가능해진다.

근데 3가지는 안되더라 사진은 찍었는데, 노출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막 아쉬워하는데 신호가 바뀌었다.

 

마카롱 앤 카페

뜬금없이 뜨거운 가을 점심시간

따끈따끈하게 수육국밥을 한 그릇 싹 비우고

공원에서 잠깐 일광욕이나 할까 하고 그쪽으로 가는 길에

마카롱 가게가 눈에 띄었다, 그냥 보고 지나칠려는데

이놈의 호기심이 또 발목을 잡아서

2개 정도 외우기도 어려운 이름의 마카롱을 구매했다.

마카롱을 거의 처음 먹는 거나 다름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마카롱은 그냥 설탕 그 자체 엄청 달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맛이라고 해봐야 더럽게 달기만 하겠지 싶었는데

신세계였다. 내 혀는 정신을 못 차리고 2개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날의 점심 이름 모를 2개의 마카롱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근데 너무 비싸

 

집 앞에 아주 만족스러운 카페가 생겼다.

24시 무인 카페인데 가격도 저렴하다 24시도 훌륭하고, 무인도 훌륭하다.

물론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고퀄은 기대할 수 없지만

뭐 이 정도면 꽤 선방한다 아메리카노도 괜찮고 라테도 먹을만하다.

나처럼 가난하고 그나마 있는 돈 절약하고자 하는 사람은

여기 괜찮다!!

 

"마카롱 앤 카페"

흑백 필름으로 음식은 처음 찍어봤다.

그것도 형형색색의 마카롱을... 실제로는 너무나도 다양한 맛 들인데

이렇게 보니 초코와 크림의 향연이네 맛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흑백의 네온사인 뭔가 우아해 보인다.

사진관에서 말한 것처럼 이 400TX필름의 아리아리? 한 느낌이 많이 보인다.ㅎ

 

터널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퇴근시간은 짧아지지 않는다 여전히 6시 퇴근이다.

매번 출퇴근하면서 여름에는 보지 못하고, 밤이 길어진 최근에 발견한

굴다리? 작은 터널을 발견했다. 근처에 차도 많이 다니고 차를 세울만한데도

마땅히 없어서 나중에 찍어야지 하면서 지나쳐가기만 했었는데

계속 안 찍으면 후회할 거 같아서 가던 길을 돌려서 근처에 차를 세우고

터널 쪽으로 갔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덤프 한대가 갑자기 와서 ㅈㄴ 깜짝 놀랐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텅 빈 터널에 덤프 한대라니 오히려 그림이 더 좋아졌다.

 

"터널"

노출은 뇌출계로 대강 비슷하게 맞춰둔 상태였다.

덤프가 다 지나가기 전에 가로 한 장 세로 한장씩 찍고 마지막에 한장

찍었는데 갑자기 셔터가 "찰"소리를 내고

멈춰버린 것이다...

왜 "칵"을 안 하는 거야?

당황해서 이리저리 보다가 속으로 욕하고 있는데 "칵"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물어봤는데 날씨가 추워 지면 간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셔터 내부에 구리스가 발라져 있는데 구리스가 얼면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

 

매카니컬_1

얼마 안 남은 필름을 찍긴 찍어야 하는데

일만 하고 있으니

걱정인데, 문득 그럼 그냥 일하는 거 찍어라는 생각이

뇌를 스쳐갔다.

 

"매카니컬_1"

흑백으로 찍는 알루미늄과 부품들의 조합은 어떨까?

사진을 찍기 전부터 난 이 조합이 엄청난 조화를 이룰 거라 생각했는데

그 느낌이 그대로 나타났다.

 

매카니컬_2

일 얘기는 많이 해도 안 좋고,

딱히 할 말도 없다.

그냥

찍었다.

 

"매카니컬_2"

그래도 나름 질서 정연하게 각을 맞춰 찍었다.

매카니컬이란게 오차가 없이 자로 잰듯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아무튼 그런 느낌적인 느낌으로 다가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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