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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FILM PICTURES/35mm Film

수동 필름 카메라로 찍은 "씨네필름 800/36"의 사진 색감

by off_fic 2021. 1. 17.

사용한 카메라와 필름

펜탁스 MX + 씨네 필름 800/36입니다.

 

카메라와 필름은 "펜탁스 MX와 씨네 필름 야간 컬러필름"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감도는 800이고, 조리개는 4 ~ 2.8이고, 셔터스피드는 2 ~ 125까지 입니다.

얼마 전 폭설이 내리던 밤에 찍은 사진인데 우여곡절이 많았네요 ㅋㅋ

사실 이 필름은 사진이 찍히기는 했을까 하는 원초적인 걱정을 한 필름이에요 ㅋㅋㅋ

 

폭설이 내리던 날 _ 1

눈이 이쁘게 내리면 좋은데 이때 내린 눈은 거의 재앙과 같이 내렸다.

막 휘날리는데 이런 광경은 나도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이어서

당황과 황당 같은 기분이었는데

정신 차리고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두 개의 자아가 밀당하고 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마침 오늘 거금 주고 구매한 패딩 테스트도 하고

씨네 필름 800짜리 감도 필름도 이때 써보자 싶어서

냉장고에 있던 필름을 얼른 꺼내서 펜탁스에 넣었다.

새 패딩을 꺼내 입고, 필름이 장착된 카메라를 메고

수면양말과 비니까지 풀장착을 하고 집을 나섰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1"

항상 저런 구도를 한번 찍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사람도 없고, 저 앞차들은 눈이 많이 와서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겠지

싶어서 뒤에서 후딱 찍으려는데 이놈의 야간 노출은 너무 힘이 든다.

셔터스피드도 물론이거니와 노출계도 정신을 못 차린다. 

높았다가 낮았다가 난리도 아니었는데

찍긴 찍었다.ㅋㅋㅋ

 

폭설이 내리던 날 _ 2

나오긴 했으나 따로 목적지를 정하고 나온 것은 아니어서

딱히 떠오르는 데가 집 앞 공원이어서 거기로 가고 있는데

이놈의 카메라가 정신을 못 차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공원 앞에서 한컷을 찍었는데 셔터가 또 말썽이다.

추운 날에는 셔터 부분의 구리스가 굳어버려서 곧잘 셔터가 안 닫히는 경우가 있는데

나의 펜탁스 MX는 이런 현상이 허다하다는 걸 깜빡했던 것이었다.

아오 어떡하지 방법이 없다 녹이는 수밖에 

새로 산 패딩의 주머니가 컸었기에 카메라가 쏙 들어가서 한참을 돌아다니며 녹였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2"

어둡기도 하고, 카메라도 말썽이라서 최대한 밝은 조명이 있는 곳으로 만

찾아다녔는데 가로등도 몇 개 없어서 밝은 곳도 정해져 있었고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나 혼자 조용하게 이리저리 찍을 수가 있었다.

심도가 깊게 찍고 싶었으나 조리개를 더 올릴 수가 없어서 

되는대로 열고 찍었다. 많이 아쉽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3

그렇게 한참을 녹인 카메라는 1장 정도는 우여곡절 끝에 찍다가

다시 셔터스피드를 낮추면 또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

아..... 셔터 스피트가 느리니깐 셔터가 힘을 못 받는구나 생각했다.

점점 올리면서 실패하다가 125 정도 되면 셔터가 힘을 받아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것을 알았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3"

밝은 조명이 있는데 다 허허벌판같이 피사체가 따로 없었는데

다행히 이곳은 단풍? 인지 떨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꽁꽁 얼어버린 채로

매달려 있는 나무와 같이 한컷을 찍었다.

힘차게 휘날리는 눈발도 같이 나오게 찍고 싶었는데

나오기는 했지만 뭔가 부족해...

 

폭설이 내리던 날 _ 4

셔터스피드가 125로 고정하면 노출은 어떡해.... 어떡하냐고~~

셔터스피드를 낮추면 사진이 안 찍히고, 올리면 노출을 포기해야 되고

아오 스트레스 일단 사진을 찍긴 찍어야 하니깐

125로 고정하기로 하고 최대한 밝은 곳에만 다니자

초점을 맞춰도 전부 노출 부족이다.

어쩌지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찍었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4"

사진을 보면 조리개가 조여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리개를 올리면 피사계심도가 넓어지는데 이건 F2.8이다

카메라의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다. 더 낮출수도 없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나와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5

그렇게 사진을 다 찍고 집에 가려는데

어! 내 손, 내 발 아무 느낌이 없다.

손과 발, 귀, 코, 눈 뭐 할 거 없이 다 얼어버렸다.

톡 보내려고 하는데 손에 감각이 없어서 막 오타 쳐버리고

눈물, 콧물 장난 아니었다.

얼른 집에 가자

집 가서 바로 보일러 켜고 이불 안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는데도

따갑다고 해야 하나 되게 힘든 출사였다.

배고픈데 다이어트하고 있어서 귤 하나 까먹고 

쥐도 새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다.

 

"폭설이 내리던 날 _ 5"

진짜 힘든 날이었는데 사람들도 나와서 눈을 반기었다.

내일 출근은 잊은 채 ㅋㅋㅋ

지금이 중요하지 내일 걱정은 내일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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